
2025년 정기주주총회 결산
2025-04-04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3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끝났습니다.
아래에서는 이번 시즌에 헤이홀더에서 진행된 주주운동과 그 소기의 성과를 소개드리면서 동시에 헤이홀더가 관심을 가지고 여러 차례 컬럼을 기고하였던 고려아연의 임시ㆍ정기주주총회에 대한 총평을 하고자 합니다.
1. 인포바인
인포바인은 휴대폰인증서 보관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자사주를 30% 넘게 보유하고, 현금성 자산도 800억원을 훌쩍 상회하지만, 지난해까지 시가총액은 400억원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수년째 이어져오는 낮은 주가와 거래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자사수 공개매수의 초강수를 회사 측에 제안하면서 최대주주 지분율에 맞먹는 15%의 지분율까지 집결하였고, 회사 측에서 주주환원의 필요성과 정당성에 대한 헤이홀더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총 2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2개월에 걸쳐 매입하였습니다. 정기주주총회에서도 회사 측은 헤이홀더 측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배당금을 증액하고 25억원 상당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여 감액배당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 결과 2만원도 되지 않던 주가는 한때 38,000원까지 치솟았다가 현재에는 3만원 수준입니다. 회사 측의 성의와 진정성에 대해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도 이후에도 회사가 주주환원의 노력을 계속해서 경주하여야 함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2. 티플랙스
티플랙스는 스테인리스 소재를 가공, 제조하는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가족 경영으로 유명한 회사인데, 지난해부터 회사의 규모나 매출, 수익에 비하여 임원들의 보수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있었고, 소액주주 측에서 임원의 보수한도와 관련하여 소를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소액주주 측에서는 회사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전 CFO 구회찬을 감사 후보자로 내세웠고, 소액주주들의 열렬한 참여로 약 발행주식총수 기준 약 22%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구회찬 후보자가 감사로 선임되었습니다.
감사가 선임된다고 해서 바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나 남양유업의 사례처럼 감사가 부적절한 내부거래 등의 관행, 비효율적 구조를 시정할 경우, 긴 관점에서 회사의 가치는 상승하곤 합니다.
구회찬 감사의 많은 활약을 기대합니다.
3. 씨씨에스 충북방송
씨씨에스 충북방송은 정부 당국으로부터 최대주주 변경승인이 두 차례 거절되면서 여러가지 혼란을 겪고 있으나, 개인주주가 한때는 헤이홀더에 10% 이상이 모이면서 회사 정상화를 위하여 노력을 하였습니다.
대표이사 해임과 경영 정상화를 이끌 이사들을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법원에 신청하였지만, 회사 측에서 위 안건들을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대표이사 해임과 소액주주 측 이사 선임을 모두 성공하였습니다.
법률적인 다툼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새로 선임된 이사와 대표이사 분들이 합심하여 회사 경영의 정상화를 이루어내고, 훼손된 기업가치를 하루속히 회복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4. 고려아연
전국민의 관심사 중 하나였던 고려아연 사건은 지난 1월 임시주주총회, 3월 정기주주총회를 소집했습니다.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총회 직전에 영풍정밀 등이 영풍 주식을 호주 계열사인 SMC에 양도하여 영풍과 고려아연 사이에 상호주 관계를 만들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면서 고려아연이 이겼지만,
SMC가 유한회사로서의 성격이 더 많다는 이유로 상호주 관련 상법 규정의 적용을 배제한 가처분 결정이 나오면서 영풍 측이 승기를 잡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SMC가 보유하던 영풍 주식을 주식회사의 성격이 더 강한 모회사 SMH에 양도하면서 다시 상호주 관계를 형성하였고, 법원에서 이번에는 상호주 관계 형성에 따른 의결권 배제를 인정하면서 정기주주총회 역시도 고려아연이 이기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영풍에서는 상호주 관계를 배제하려고 늦게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식배당율을 높이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고려아연은 상호주 관계를 다시 갖추려고 영풍 주식을 장외에서 추가적으로 매입하는 수로 막는 등 이번에도 다양한 기술(?)들이 난무한 현장이었습니다.
고려아연의 위법한 꼼수이냐, 아니면 적법한 방어전략이냐는 법적인 판단을 받으면 되는 부분입니다. 이번에 고려아연은 이사의 상한을 19명으로 하는 정관 개정이 가결되고, 고려아연 이사회가 최윤범 회장 측 11인, 영풍ㆍMBK 측 4인 구도로 재편됨에 따라 당분간은 추가적인 임시주주총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MBK 입장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로 인하여 언론은 물론 여론과 정치권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가지로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금감원이 사기적 CP발행과 미공개정보이용 등 의혹과 관련하여 MBK 및 산하 투자자문사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였고, 공정위도 부당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하여 MBK와 홈플러스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습니다.
한편, 소위 ‘사법의 시간’이라 불리는 시간은 너무나도 장기적인 싸움입니다. 법률적인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하기도 어렵고,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경영권 분쟁에서 바로 이기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출혈이 큰 싸움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에서의 결과를 지켜본 후, 영풍, 고려아연, MBK가 다 같이 출구 전략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세 당사자는 물론, 회사 직원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